• [민심듣귀] 뜨거운 6월을 보내게 한 사람 '박종철'



<남영동 대공분실 터>

"당시 정권에 위협이 되는 사람들이 끌려오는 곳이죠. 주로 학생 운동을 했던 대학생들도 많이 왔고 간첩으로 조작하기 쉬운…"

70~80년대 국가폭력이 자행된,
34년 전 박종철 열사가 고문 받다 숨진 곳입니다.

【 인터뷰 】이현주 / 민주열사박종철기념사업회 사무국장
"눈이 가려진 채로 끌려와서 들어갔던 출입구입니다. 이 공간에 감춰져있는 원형 계단은 층과 층을 연결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1층과 5층(조사실)까지만 연결이 돼 있어요. 철제계단의 소리가 저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공포로 다가왔다고 합니다."

"(창문이) 5층만 좁습니다. 여기서 고문을 했던 수사관들이 고문을 하면서 그런 이야기를 했다고 해요. '너 너무 괴로워서 죽고 싶지?, 이 좁은 창문으로 어떻게 뛰어내리겠어? 너희는 죽을 권리도 없어.' 이런 얘기를…"

이곳에서 수많은 민주열사들이 쓰러졌고,
아직도 그 상처는 곳곳에 남아있습니다.

<5층 조사실>
<박종철 기념관>

【 인터뷰 】이현주 / 민주열사박종철기념사업회 사무국장
"저는 박종철 열사의 언어학과 후배입니다. 1년 후배고요. 많은 생활들을 함께 했죠. 학생 운동도 함께 했고요."

"여기 잡혀오기 몇 시간 전에…87년 1월 13일 자정 직전에 만나서 두 시간 정도 굉장히 재밌게 놀았어요. 그 웃음소리가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갑작스럽게 들려온 선배의 죽음

"박종철 열사의 죽음을 당시에 '지키지 못했구나'라는 자책이 있었습니다. 1월 15일 신문을 통해서 죽음을 알게 됐고요. 시신이 있는 곳에 저희가 가서 지켰어야 했는데, 어디 있는지도 몰라서 지키지 못했고 그렇게 버려지듯이 화장되고 유해가 뿌려지고 그러는 동안에 저희가 아무도 함께 하지 못했었거든요. 그런 것에 대한 미안함이 굉장히 큽니다. 여전히 크고요."

박종철 열사가 떠나고,
그해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6월을 보냈습니다.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께서 87년 6월에 서울에 올라와서 서울역에 내리셨는데 남대문 쪽에서부터 사람들이 도로를 가득 메우고 박종철을 살려내라, 아버지가 그 구호를 듣고 끝없는 사람들의 물결을 보면서 엉엉 우셨다고 해요. 엉엉 우시면서 내 아들 박종철이 원했던 민주주의를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사실 원하고 있었구나…"

"(박종철 열사는) 굉장히 정의를 갈구했던 것 같아요. 정의로운 삶을 살고자 했고요. 제가 86년에 정말 우리가 원하는 대로 역사를 변화시킬 수 있을까라고 물어봤어요. 그때 박종철 열사가 단호하게 그런 말씀을 했죠. '우리가 한걸음 물러나면 그 피해는 이 땅의 민중이 보고 역사가 감당해야 돼. 우리는 그저 선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아야 돼'…그 생각으로 509호에서 싸우고 고문에 저항하고 끝까지 신념을 지켜나간 게 아닌가…"

<박종철 거리>
서울 관악구 신림동

【 인터뷰 】강욱천 / '관악민주주의 길을 걷다' 사업단 간사
"지금 보이지는 않지만 이 건물 뒤에 있는 다세대 빌라에서 박종철 열사가 당시에 하숙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 주변을 박종철 거리라고 지정하고…"

박종철 열사를 좀 더 가까이에서 기억할 수 있는 곳입니다.

"(내년 봄 여기에) '박종철센터'가 들어섭니다. 당시의 역사적인 기록들을 알리는 장소로 쓰고요. 젊은 세대들은 박종철이라는 인물을 잘 모르니까 알리는 교육장으로도…"

이제 남은 이 거리의 주민들이
박종철 열사의 정신을 잇고 있습니다.

"저희가 민주가게라고 해서 80~90년대에 암울했던 그 시기를 다 관통하면서 살아오시면서 역사적인 의식, 인식을 함께 하는 분들을 우선적으로…"

이 거리 가게 15곳이 민주가게입니다.

"지역 주민들이 주체가 돼서 중심이 돼서 민주가게들이 민주화에 대한 인식을 같이 공유하면서 시민들에게 이곳이 어떤 곳인지를 알게 하는…"

<민주가게 '휘가로'>

【 인터뷰 】김태수
"호프집을 관악구 녹두거리에서 제일 먼저 한 게…"

30여년 인근에 있는 서울대생들과 세월을 함께 보냈습니다.

"집회하면 최루탄 터지고 학생들 (가게로) 들어오면 철문 잠그고…학생들과 같이 동고동락을 했죠. 그때는 학생들을 믿고 동생 아니면 형님들이고 다 그러니까 가족 같으니까…"

역사를 기억하고 있는 곳,

"박종철 열사를 알리는데, 저희 민주가게가 앞장서서 노력하겠습니다."

34번째 다시 우리의 6월,
34년 전의 아픔을 기억하고, 되새겨야,
우리의 미래를 지킬 수 있습니다.

"역사에서 한번 일어났던 일은 언제든 되풀이될 수 있거든요. 미래에 언제든지 그게 현재로 되풀이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것들을 막아야 된다는, 왜 막아야 되는지, 어떻게 막아야 되는지 이런 것에 대한 성찰이 없으면 사실은 막기가 어렵겠죠."

그리고
박종철 선배에게,

"이제는 조금 편하게 있었으면 좋겠다, 선배가 살아서 열심히 싸웠던 84년, 85년, 86년 그때보다 안전하게 살고 있다, 선배 덕분에. 그러니 안심하라고, 그리고 고맙다고…"

[민심듣귀] 이민정입니다.

[<민심듣귀>는 여러분의 목소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sim@tbs.seoul.kr로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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